제 2의 고향 필리핀
of the philippines, by the philippines, for the philippines
얼떨결에, 어쩔 수 없이.
처음에는 필리핀 이라는 곳을 전혀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일본 미술대학원(탑3 중 한곳.) 진학을 준비했었고 상당기간 준비를 거친 뒤에 지원을 한 후 연락을 기다렸었다. 근데,
합격 소식을 들은게 지금 이 순간이면 정확히 바로 다음날 일본에 쓰리쿠션 3대 사고가 터진다. 원전폭발
, 쓰나미
, 지진
.
그때받은 충격이 지금도 생생한데 대학 졸업 후 바로 대학원 진학을 하여 응용미술계에서 커리어를 쌓을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게 밑에서 부터 산산히 부서진거다. 보름동안
식음을 전폐하듯이 고민에 고민을 하고 – 결국은 취소라는 결정을 내린 후(그래도 입학/등록금 전액은 아니고 80% 정도는 환불해 주더라.) 미래에 대한 재 설계가 필요했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게 영어
였고 가성비를 따지다보니(영미권은 솔직히 비쌌음.) 내가 가진돈과 비례하여 사정권에 들어온게 필리핀.
그렇게 ‘어학연수’를 빌미로 필리핀으로 건너갔다.(사실 그 전에 일본으로 대학원 진학할 돈 벌러 미국에 1년 갔다오긴 했었다.)
사실 처음엔 도피성으로 지친 심신의 치유 목적도 있었다. 근데 인생은 다른 곳에서 다른 기회를 만나게 해준다.
지내다보니 어, 괜찮네??
괜찮다. 라는게 정말 괜찮은게 아니다. 괜찮다. 라고 생각이 들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은 후 필리핀 사회에 대한 체득을 하고 난 뒤에 다가오는 감정과 생긱이다. 흔히 우리가 필리핀에 가면 모든 이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이런게 있다.
가지 말라는 곳 가지 말고, 하지말라는 행동 안하면 편안한 필리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가지말라는 곳 가지 말고. - 이것의 의미는 아는 사람은 아는건데 치안이 불안한 국가들 중 하나다. 현재 대통령인 두테르테가 집권한 후 조금은 수그러 드는 양상을 보였지만 거기서 거기다. 치안이 안좋다 라는 의미와 범위는 내가 문밖에 나가는 순간 겪게 될 수 있는 크고작은 범죄의 환경에 노출된다는 거다.(자격을 가진자에 한해 총기소지가 합법이긴 한데…불법 총기개조 시장까지 있기는 있다.) 그래서 현지인이 밖에서 어떻게 다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하지말라는 행동 하지마라 - 이것은..다른 나라는 모르겠고 한국에서 관광오신 관광객이나 혹은 현지에서 거주하시는 교민분들 중 일부가 해당된다. 뭐냐면,
- 한국에서 하던 것 처럼 비싼 핸드폰 길거리 걸으면서 들고 다니지 말것.(언젠가는 반드시 범죄의 표적이 된다.)
- 은근히 한국에서 아무것도 아닌데 필리핀에 오기만 하면 현지인들을 깔보고 왕처럼 대접받고 싶어하는 성향을 드러내는 분들이 계신다. 이건 조심해야 된다. 특히 언쟁이 오고갈때인데, 따로 불러내 단 둘이 얘기하는건 상관없으나 한국에서 하던 것 처럼 여러 사람이 보는 상황 혹은 공공장소에서 나무라거나 큰소리로 윽박지르면 최악의 경우 칼 맞거나 총기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러 요인이 있으나 필리핀 국민들은 자존심이 굉장히 강하여 - 그들 말로 ‘hiya’에 상처를 입었다고 하여 무서워지니 조심할 것
- 외국인이 갑이라는 생각을 하루빨리 버리거나 바꿔야 신상에 좋다.
- 여러가지가 있긴 한데..말로 해봤자 소용없다. 직접 겪어보고 경험해봐야 한다.
그럼에도 필리핀도 사람 사는 곳, 그리고 결혼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매사 긍정적으로 지내다보니 그렇게 순박한 사람들이 있나 싶더라.(1년내내 더운기후라 낙천적인 국민성도 한 몫 하는듯도..) 그리고…‘결혼은 내 팔자에 없을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인연이었는지 좋은 여성을 만나 결혼하여 현재 아이 셋을 두고 재미나게 지내고 있다. 또한, 개인적인 입장에서 필리핀이 한국보다 좋은점은 (필리핀에 가기전과 가서 생활을 한 이후로 나뉜다.)
필리핀에 가기전에는 두피에 비듬도 심했고 자잘한 피부 트러블이 있어서 피부과를 안방마냥 드나들었고 피부관련 약을 달고 살았다. (그러다 어느순간 VIP고객이라고 잘해주더라는…=.=;;) 근데, 필리핀에 가서 반년쯤 지나고 나니 두피에 비듬도 없어지고 그 자잘한 피부 트러블도 말끔히 없어지더라는 거다. 현재는 한국인데(2014년 4월경 귀국) 다시 두피 비듬과 피부 트러블이 도져서 고생중인건 안비밀 =.=;; 돈이 없어서 실행을 못하고 생각만 하고 있지만 ‘다시 필리핀으로??’라는 생각 가끔가다 한번씩 하고는 한다. ㄷㄷ
이렇다보니 와이프가 외국인이고 장기간 지낸덕에 이제는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아 그리고 망고가 너무 저렴해서 이건 ‘정말’ 그립다. 한화 1~2만원에 해당하는 필리핀 돈 가지고 재래시장 가면 검은 비닐 봉다리에 가득 이었는데…한국에 있다보니 망고가 너무 비싸..